우연이라면 좀 멋진 우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고 있는 세미나로 블로그에 글 좀 써봐라, 하는 곰쌤 얘기는 블로그 시작부터 들었지만 결국 이제야 마음을 내어
글을 쓰게 됐으니 말이다. 오늘 <인간세>가 끝났다.
갑자기 오늘 세미나 한 인간세얘기부터 불쑥 꺼내기가 민망하니 간단히 주저리를 해야겠다.
매주 수요일 저녁 7시에 세미나실b에서 장자세미나를 하고 있다.
금요인문강좌에서 길쌤 강의 5번을 듣고 장자가 궁금해졌다.
장자가 공부를 하게 된 건 어떤 한 경험에서 였다는 말을 듣고나서다.
장자가 새를 사냥하려는데 새만 쫓던 어느 순간 새를 쫓는 자기와 자신을 주시하는 사냥터지기, 그리고 자신이 잡으려고 하는 새가 쫓고 있는 매미의 모습이 느껴진 것이다. (가물가물한 기억이다)
이 먹고 먹히는 관계들. 그리고 그 관계에 집중하느라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에 대해 장자는 고민을 했고
결국 이것들이 어떻게 함께 살아가나, 살고 있나에 대해 공부를 했다는 것이다.
나도 궁금했다. 어떻게 함께 살고 있을까, 아니면 살 수 있을까?
근데 이런 궁금함은 뭐, 어떤 강의를 들을 때마다 생기게 마련인거고.
중요한 건, 금요인문강좌 마지막 뒷풀이 때, 장자 원문보기를 하면 어떨까라는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을 만난거다!
그래서 소요유 1번, 2번을 읽고 둘이 모였다. 이 무모한 계획에 대해 서로를 위로하면서 말이다.
엄청 재밌었따! 그땐 번역문도 제대로 안보고 마구잡이로 한자사전 뒤져서 각자 해석을 했는데(지금 생각하니 아찔한 것 같다)
그 황당했던 소요유가 웃기게 된 거(?)다. 그리고 장자 세미나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사실 금요인문강좌도 되게 우연히 하게 됐다. 강좌반장이 필요한데, 그때 시간을 낼 수 있는 연구실 사람이 없어서
마지막에 가서 나한테 온 거였다. 그 때의 그 시간들이 내 지금의 수요일 저녁, 또 앞으로의 수요일 저녁들을 만들어 갈 일을 그려보면
참...........묘하다(표현이 구리다).
어쨌든 그래서 장자 공부를 하고 있고 계속해보고 싶다. 지금은 읽어내기에도 벅차지만 장자가 좋으니까 시간이 오래 걸려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장자는 내편,외편,잡편으로 총 33편이 있는데,
그중 내편 7편이 장자가 썼다고 확신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우선 내편을 다 보자,로 진행되고 있다.
그 7편 중에서 오늘 4편 째인 <인간세>를 마친 것이다. 그 동안 <소요유>, <제물론>, <양생주>를 읽고 썼다.
8달 째다.
사실 나는 장자를 잘 모른다.
도서관에 가보니 <장자평전>이라는 제목의 왕꾸어똥이 쓴 평전이 딱 한 권있던데 그것마저도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그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기원전 4세기 전국시대의 송나라사람이라는 것밖에 없다. 근데 솔직히 이 사실로 내가 장자를 알기는 더 힘들다.
왜냐면, 기원전 4세기 전국시대의 송나라라..........감이 잘 안 오기 때문이다.
그나마 트랜순에서 <사기>를 읽으면서 전국시대의 느낌은 좀 갖게 되었지만, 그나마도.. 흐릿해서.
그런데도 내가 장자를 좋아하는 건 좀 놀랍다고 생각한다.
특히 예술가를 좋아할 때 그 사람의 인생부터 살펴보는 놈이라.
모르는데도 계속 이렇게 천천히 볼 수 있는 이윤 뭘까. 물론 잡다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갑자기 궁금하다.
아 자꾸 이야기가 다른 데로 샌다. 근데 벌써 열두시가 넘었네.
<인간세>얘기는 천천히 해야겠다.
인간세人間世는 말 그대로 인간이 사는 세상이다. 인간이 사는 세상에 대해 장자가 어떤 얘기를 할지 궁금할까?..
근데 제목이 좀 건방지네. 자기도 인간이면서 인간이 사는 세상에 대해 논하겠다니! (물론 그런 식으로 논하는 건 아니다)
역시 여기서도 장자가 세상을 크게 보려는 노력이 엿보이긴 하다.
<인간세>전체얘기를 하기 전에 우선 오늘 세미나에서 내가 강독했던 부분 중 재밌는 부분만 얘기하고 글을 고만 써야겠다.
36번이다(이 번호는 현암사에서 나온 오강남풀이본 장자내편 기준이다).
공자가 초나라에 갔는데, 초나라에 어떤 미친 접여라는 사람이 공자가 머물고 있는 집 앞에서 노래를 부른다.
이 미친 사람의 노래에 대한 이야기는 논어 미자편에도 나온다고 한다.
臨人以德 殆乎殆乎 畫地而趨. 迷陽迷陽, 無傷吾行. 吾行郤曲 無傷吾足.
임인이덕 태호태호. 획지이추. 미양미양, 무상오행. 오행극곡 무상오족.
노래라 그런지 네글자 딱딱 맞춰지면서 소리내 읽는 데 재밌다. 강독하면서 읽다가 웃었다.
그런데 사실 지금까지 읽은 장자 글은 대부분 그렇다. 대구를 이뤄서 음률이 느껴지는 부분들을 그간 꽤 봤었다.
장자가 쓰는 한자들이 초나라 사투리라는 얘기도 들었는데, 정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장자가 쓰는 한자들(이 노래선 잘 안나타난다)도 재밌다.
아무튼.
공자네 집앞에서 이런 노래를 부르는 초나라의 미치광이 접여의 심중이 꽤나 깊어보인다.
노래라니까 노래 느낌을 살려서 써봤다^_^
번역본 해설에는 접여가 '어려운 세상에 집착해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는 공자를 비유'하며
노래를 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 주 세미나때는 <인간세>로 글을 각자 써오기로 했는데..
그 전에 블로그에 또 주저리주저리하면서 정리를 해봐야겠다.
이거 생각보다 재밌따
*덧붙임
폴더 이름 "장자"말고 다른 거면 좋겠는디요~~ 이름을 "장자"라고 붙여놓고 이리 주절대는 게 좀 거시기해요
근디 뭐가 좋을진 아직 모르게쑤. 댓글공모! 맘에 드는 이름 지어주면 밥 살게요! 연구실에서*^^*
그런데 사실 지금까지 읽은 장자 글은 대부분 그렇다. 대구를 이뤄서 음률이 느껴지는 부분들을 그간 꽤 봤었다.
장자가 쓰는 한자들이 초나라 사투리라는 얘기도 들었는데, 정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장자가 쓰는 한자들(이 노래선 잘 안나타난다)도 재밌다.
아무튼.
공자네 집앞에서 이런 노래를 부르는 초나라의 미치광이 접여의 심중이 꽤나 깊어보인다.
덕으로 사람을 대하는 건 위험해, 위험해~워♬ 땅에 금을그어 놓고 그 안에서 바쁘게 쫑쫑대는 것도~~♪
(뾰족한)가시야 가시야, 내가 갈 때 다치게 하지 마라. 내가 굽은 틈을 갈 때 내 발을 다치게 하지 말아라~~예예♩
노래라니까 노래 느낌을 살려서 써봤다^_^
번역본 해설에는 접여가 '어려운 세상에 집착해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는 공자를 비유'하며
노래를 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 주 세미나때는 <인간세>로 글을 각자 써오기로 했는데..
그 전에 블로그에 또 주저리주저리하면서 정리를 해봐야겠다.
이거 생각보다 재밌따
*덧붙임
폴더 이름 "장자"말고 다른 거면 좋겠는디요~~ 이름을 "장자"라고 붙여놓고 이리 주절대는 게 좀 거시기해요
근디 뭐가 좋을진 아직 모르게쑤. 댓글공모! 맘에 드는 이름 지어주면 밥 살게요! 연구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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