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반 이번 주 공지입니다요~~
아따 날씨가 마이 추워졌스라! 어제 서울에 첫눈이 왔다고 하네요.
작년에도 임꺽정 연극연습과 함께 한파가 찾아왔었는데, 올해는 아큐와 함께 맞이하고 있네요.
아큐와 이 겨울을 잘 날 수 있기를 우리 모두 기원합시다.
저번 주 연극반 분위기 아주 뜨거웠습니다. 1시 반부터 저녁 먹고, 7시 반까지!
박감독님이 던져 준 과제를 풀기위해 모두 고군분투했습니다.
뇌세포 하나하나가 비명을 지르는 듯 머릿속은 부글부글 끓고, 풀리지 않는 문제 때문에 애쓰느라 속도 끓고.
저는 그날 이후로 새치가 부쩍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크헉)
박감독님이 저희에게 내주신 과제는 오작가가 써온 대본에서 1장을 기, 승, 전, 결로 나누어 스토리텔링을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재미있게. 우리는 총 5번에 걸쳐서 스토리텔링을 했습니다.
1장 배경) 늦은 저녁 미장의 마을회관에서 늘 도박을 벌이던 멤버 넷(아큐, 도박꾼1, 2, 3)이 하루종일 날품팔이를 해서 번 돈을 걸고 고스톱을 치고 있다.
기: 아큐에게 좋은 패가 들어오고, 아큐는 감추지 못하고 좋아한다.
승: 도박꾼 1, 3이 돈 문제로 싸우기 시작한다.
전: 판이 엎어지고 아큐는 막는다.
결: 혼자남은 아큐가 성질을 부리다 갑자기 웃고 잠든다.
첫 타자는 윤미언니. ‘도토리서당선생님이니까 스토리텔링이 좀 될 것이다’는 모든 멤버들의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미언니가 첫 배트를 휘둘렀습니다. 결과는 박감독님의 한마디 ‘하나도 재미없다.’
다음 타자는 용택이. 윤미언니보다 좀 더 다듬어서 얘기를 했지만 이번에도 아웃.
우리는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연구해본 끝에 ‘기법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문제’라고 생각해서
우리가 직접 아큐가 되어 지난 밤 속상했던 일을 이야기해보기로 했습니다.
다음 타자는 다시 용택이. 직접 아큐가 되어 지난 밤 일을 떠올리며 울분을 토하듯(욕설을 해가며) 얘기했지만 역시 아웃.
이것도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문득 박감독님이 오작가에게 도박꾼들의 이름을 알고 있냐고 질문한 것이 떠올라
도박꾼들에게 이름을 붙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이왕이면 아큐정전에 등장하는 인물을 골라 왕털보, 소디, 뱃사공 칠근이로
이름 붙였습니다. 날품팔이하는 왕털보와 소디, 그리고 뱃사공 칠근이. 그들의 인생 또한 아큐 못지않게 고될 것이라는
의견들이 오가고 이번에는 아큐보다는 다른 인물들에게 초점을 맞춰 이야기하기로 했습니다.
그 다음 타자는 지현언니. 빵빵 터지는 그녀의 입담(뱃사공 칠근이의 살림살이를 걱정하는 아큐)은 좌중에게 큰웃음을 선사했지만 또 다시 아웃. 우리는 패닉상태에 빠졌습니다. 도무지 무엇이 문제인지. 우린 일단 밥을 먹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마지막 타자는 저였습니다. 배는 부르고 생각은 나질 않고, 머릴 싸매며 끙끙 앓다가 이러다가는 오늘 밤이 되도록 못 끝낼 것 같아 안 되는 말빨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안나네요. 끙끙대면서 정말 제가 알고 느낀 만큼 이야기 했습니다. 결과는 일단 오케이.
5번의 스토리텔링을 하면서 뭐 하나가 답이 아니라 5번 모두다 아큐에게 가까워지기 위한 과정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어서 대본 외우고 동선을 짜야 하지 않을 까 조급했었는데, 이 과정을 놓쳤었다면 정말 알은 없고 껍데기만 있을 뻔했습니다.
이번 주에 누군가를, 어떤 사건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1.기법이 문제가 아니라 심정적으로 내가 얼마나 받아들였는가의 문제라는 것.
2.주변 인물과의 이해관계 속에서 알아가는 것.
3.연기하는 게 아니라 내가 느끼고 깨달은 만큼 이야기해야 하는 것
다음 주 까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1. 1장을 했던 것처럼 2, 3장도 스토리텔링을 해보면서 인물과 사건을 파악하고 정리
2. 1장 도박꾼들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섰다’ 치기
혼자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자주 모여서 수다를 좀 떨어야할 것 같습니다. 연구실에서 보이는 멤버들과는 자주 만나 상의하도록 하겠습니다. (결이 형제는 연구실 좀 자주 나오시게요.)
그리고 전주나들이는 다음 주 금요일로 정했습니다. 목요일에 갈 수 있는 멤버들은 목요일로 가고 못가는 멤버들은 금요일 오전이나 그 쯤. 이건 이번 주 금요일에 만나서 더 얘기해보도록 해요
아... 학술제가 이제 한 달도 안 남았습니다요. 모두 화이링~~^^*
'백지 작업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장 정리 (1) | 2010.11.20 |
---|---|
연극반 이번 주 공지입니다! 필독! (5) | 2010.11.15 |
전주에 가십시다!! (7) | 2010.11.07 |
Oh My 阿Q! (2) | 2010.11.03 |
연극반 이번 주 공지입니다~ (2) | 2010.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