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229건

  1. 2010.10.03 써린유자의 구구절절 - "아큐정전"의 내력 中에서... 2
  2. 2010.10.02 갓파쿠의 늦은 구구절절 ㅠ 3
  3. 2010.10.01 구구절절 4
  4. 2010.09.30 니몽의 구구절절1 4
  5. 2010.09.28 NEW 카테고리 탄생! 3
구구절절2010. 10. 3. 16:06
구구절절이 제가 올리는 첫 글이 되었네요. 글 수정도 어서 해야 하는데... '엉망'이어서 고치는 글을 또다시 '엉망'으로 고칠 수는 없는 노릇이니 -_-; 마음이 더 무겁군요.
제가 고른 구절은 이것입니다.

"선생, "아큐정전"……내일이 마감인데요." 이리하여 막다른 곳에 몰리게 되는 셈인데, 마음속에서 은근히 생각한다. '거지는 개가 두렵고, 학생은 시험이 두렵다라는 속담이 있지만 난 학생도 아니면서 어째서 주간 시험 따위……정말 딱 질색이다.'

일단 이 구절을 고른 제일 큰 이유는 재미있어서입니다. '인간적인 면모' 이런 말은 위대한 인물에 대한 찬사(?)로 흔히 쓰이는 말이지만
전 정말 루쉰이 인간적으로 가깝게 느껴졌어요 이 구절을 보고...
지난 세미나 때 용택이가 암송한 구절 중에서(위와 같은 글) "나의 문장은 샘솟는 것이 아니라 짜낸 것이다"라는 게 있었죠. 그 문장이 정극ver. 이라면 지금 뽑은 이 문장은 꽁트ver. 같은 느낌이랄까요.

아, 루쉰도 글을 저렇게 썼구나. 저런 마음으로 썼구나!
물론 그게 '글이 안나가는 거'랑은 다르다고.. 어제 얘기 나눴었지만 (생명을 소모하듯 자기 안의 힘을 끌어올려 짜내어 쓴다는 의미일 것이다라고 했었죠)
또 매번 하는 얘기이지만, 정말 글을 쓴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렵고 힘든 일이구나 라는 걸 알 수 있어 좋은 구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3번읽기는 늘 목표인데... 참 달성이 쉽지 않습니다.ㅡㅜ
지지난주 <쓸데없는 참견·학문·회색> 도 그렇고, 어제 암송한 <소리 없는 중국>도 그렇고..
요즘은 '공부'에 대한 내용이 저에게 많이 다가오는 것 같아요. 뭐 우리가 지금 하는 일 중에 공부  아닌 게 어딨겠냐마는.. 책살돈 없다고 공부 못하는 것 아니고, 당장 유치한 글 쓰고 있다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아니니, '정진하라' 는 구체적인(?) 절실한! 깨달음을 주는 내용들이라고 할까. 그동안 매번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갈등, 돈문제 이런 구절에만 집착을 보이다가 ㅋㅋ
이제 12월 달에 부산에 가기 때문일까요? (이미 아시는 분들은 아시죠?)
내년부터는 투애니곰 세미나도 참여못할테고, 연구실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겠지만
스스로는 '더 절실하게, 계속 공부하기 위해서' 가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어쨌든 돌아가서와, 그리고 또 그보다 더 후의 일, 에 대해서는 차차 생각하더라도
지금 여기서 했고 하고 있는 일들 잘 매듭짓고 가야겠다, 싶은데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건지 더 바쁜 것 같고 더 불안한 것 같고 그러네요. 시간도 얼마 안남았는데 말이에요..

'구구절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구절절 - 미간척의 복수 中  (1) 2010.10.04
ㅋㅔ로용의 구구절절-*  (3) 2010.10.03
갓파쿠의 늦은 구구절절 ㅠ  (3) 2010.10.02
구구절절  (4) 2010.10.01
니몽의 구구절절1  (4) 2010.09.30
Posted by Journey.
구구절절2010. 10. 2. 02:13

지금, 한해 마지막 날의 깊은 밤, 더구나 벌써 밤이 새고 있다. 이미 나의 생명은 적어도 그 일부분은 이처럼 변변치 못한 글을 쓰는 데 소모되었고, 더구나 그렇게 하여 얻는 것이라곤 언제나 내 영혼이 거칠어지고 군더더기 투성이가 된다는 것뿐이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며 숨기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뿐 아니라 애착심조차도 갖고 있다. 외냐하면 그것은 내가 바람부는 모래밭에서 뒹굴면서 살아온 흔적이기 때문이다. 자기도 바람과 모래 속에서 뒹굴면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 뜻을 알 터이다.
[화개집 머리말 중]


저번주에 선은이가 암송했던 구절이죠
?
처음에 이 구절을 보고 ‘나도 바람과 모래 속에서 뒹굴면서 살고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아....정말........루쉰 좀 이해하고 싶습니다.ㅋㅋ


요새 주위에서 루쉰 어때?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그때마다 참 막막해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예전에는 루쉰의 허망함과 고독에 매료되어 있었어요. 위의 구절 같은 것에 말이죠.
그런데 요새는 ‘내가 도대체 어디서 고독함을 느낀거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여러 비평가들의 비난을 받은 루쉰이 고독이나 적막함을 느끼지 않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바들바들 고독이나 적막함을 이겨내면서 살아왔다고도 생각하진 않아요.
그는 바람과 모래 때문에 거칠어진 영혼마저 사랑하고 있잖아요?
이 구절에서 그의 고독이 보인다면 그건 움켜쥐고 숨겨야 할 대상은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고독은 루쉰이란 사람, 혹은 그의 삶 자체로 느껴지네요.

근데......거친 영혼을 가진 루쉰에게 씁쓸함이나 가슴절절함이 느껴지기 보다는
갑자기 공포가 느껴지네요.;;;;
악! 하고 소리지를 정도의 공포는 아니고 흠칫 놀랄 정도의 공포랄까....
이 공포는 뭐지?-_-? 밤이라 그런가?
하긴, 거칠어지고 군더더기가 많아진 자신의 영혼, 바람과 모래의 흔적들에 애착심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긴 하죠.

아..........무서운 싸람.

'구구절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ㅋㅔ로용의 구구절절-*  (3) 2010.10.03
써린유자의 구구절절 - "아큐정전"의 내력 中에서...  (2) 2010.10.03
구구절절  (4) 2010.10.01
니몽의 구구절절1  (4) 2010.09.30
NEW 카테고리 탄생!  (3) 2010.09.28
Posted by masoume
구구절절2010. 10. 1. 23:36

 나는 절반은 고양이 새끼고 절반은 양인 별난 짐승 한 마리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우리 아버지 소유였다가 상속받은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모습으로 된 것은 내가 데리고 있는 동안이고, 전에는 고양이 새끼보다는 훨씬 양에 가까웠었다. 그러나 지금은 양쪽 요소를 같게 지니고 있는 것 같다......두 가지 종류의 불안, 고양이의 불안과 양의 불안을 그것은 그 내면에 지니고 있다. 퍽이나 종류가 다른데도 말이다. 그래서 그에게는 자기 살갗이 너무도 갑갑하다. 카프카 '튀기' 중.


>> 원래는 루쉰 글에서 뽑아 써야 하지만  루쉰 꺼에선 딱히 생각나는 게 없어서 전에 읽었던 카프카에서 올립니다. 문맥을 다 이해했다기 보다는 그냥 심정적으로 와 닿는 글이어서 일부분 취사선택했습니다.
 9월 한 달도 다 가고 이제 10월이 시작됐습니다. 학기 시작한 지 벌써 한달이나 되었습니다. 이미 2학기이지만 저에겐 9월이 마치 대학 입학 첫 날 같이 느껴졌습니다. 1학기에는 학교를 안 나갔기 때문입니다. 나름의 고민과 오기와 그리고 결단으로 내린 결정이었으므로 후회하지는 않습니다만, 역시 감당하기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졸업 문제, 가족과의 갈등, 수업을 따라 가는 문제 등. 하지만 그런 문제들은 이미 예상을 했던 것들이고, 또 시간과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 생각하므로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내 자신이 튀기처럼 느껴진다는 점 입니다.
 수유 너머에서 하는 세미나와 학교 생활을 병행한다는 건 단순히 인문학 공부와 과학 공부를 같이 한다는 걸 의미하지 않습니다. 물론 두 공간 모두 뭐라 정의할 수 있는 곳은 아닙니다만, 두 곳을 동시에 다니면서 경험으로써 느껴지는 차이는 명백히 존재합니다. 그리고 양 쪽을 왔다 갔다 하며 무게중심을 옮긴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게다가 어느 쪽에 가든 잘 섞이지 못 한다는 사실이 무게중심을 계속 이동시키는 걸 더욱 힘들게 합니다. 학교에서는 "수업 빼먹고 수유에 있는 연구실 가는 애, 대안 학교 나온 애, 전공서는 안 보고 이상한 책 보는 애" 로 불려 거리감을 느끼게 되고, 수유에도 요즘은 잘 섞이지 못 하는 것 같습니다. 너무나 다르게 느껴지는 두 공간에 속해있다는 사실, 아니 두 공간 어디에도 제대로 속해있지는 못 한 것 같다는 고민에 스스로가 자꾸 '튀기'처럼 느껴집니다.
 글을 쓰다 생각해보니, 세미나 숙제에 전공 공부하기 벅차서 이러는 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흠. 그렇담 이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해결되겠지요. 또 든 생각은 무두다 여러 공간에서 무게중심을 옮기며 살고 있는 튀기라는 겁니다. 연구실에만 해도 직장에 다니며 세미나를 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고, 학교 안의 학생들도 저 마다 무게중심을 둬야 할 다른 곳 한 군데 쯤은 있을 테니까요.
 글을 마치는 시점에서 '아 결국, 난 투정만 한게 아닐까?' 란 생각이 드니 이 글을 등록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갈등이 됩니다. 갑자기 창피해집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구구절절2010. 9. 30. 22:39

  저의 이번 '구구절절'은 아직 같이 세미나는 하지 않았지만, 루쉰의 잡문 <나는 사람을 속이고 싶다>에서 뽑아봤습니다.
(노신문집6권에 수록되어있더군요.)

 장자가 말한 것이 있다. "수레바퀴 자국에 괸, 거의 말라가는 물에서 괴로와하는 붕어는 서로 입에 침을 묻혀주며 습기를 나눈다"고. 그러나 그는 또 말한다. "차라리 강물 속에 있으면서 서로를 잊는 것이 낫다"고.
 슬프게도 우리는 서로를 잊을 수 없다.

  제가 처음 루쉰을 접했던 것이 바로 이 구절이었습니다. 서경식 씨의 책 『디아스포라 기행』에 인용되어있지요. 잡문 제목도 마음에 들지만 사실 저는 글의 전체적인 맥락보다는 왠지 딱 이 구절이 마음에 콕, 박히더군요. 루쉰의 잡문 제목인 "꽃없는 장미"처럼 루쉰의 글은 아름다운 장미라고는 말할 수 없어도, 장미가시처럼 마음에 꽂히는 구절이 유독 많은 것 같습니다.
  유난히 이 부분이 저에게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아마 이글이 주는 정서가 제가 개인적으로 부딪치는 일들, 감정들과 비슷하기 때문일 겁니다. 강원도 시골의 작은 동이 거의 모든 대학생활의 전부인 제 일상은 이러한 '지리적 요건' 때문인지 몰라도 사람들과 찐하게, 하루하루를 공유합니다. 누군가와 오랜시간을 보내고 깊은 관계를 갖는 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지만, 또한 그리 쉬운일이 아니라는것을, 거의 3년이 되어가는 "수레바퀴 자국에 괸, 거의 말라가는 물" 속 생활에서 느껴가고 있습니다.
  애(愛)보다는 '증(憎)'이 더해지고, 서로의 바닥을 보여주게 되고. 대학에 입학하기전 멋모르는 청소년이었을 때 가졌던, 누구와 함께 생활하고, 무언가를 같이 준비해나가는 것에 대한 막연한 환상은 사실 말그대로 환상이었습니다. 물론 제 대학생활이 우울하고 암울한 것만은 절대 아닙니다만, 동아리를 해나가면서 사람들과 같이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여러 어려움을 느낍니다.
  오늘도 동아리 문제로 오랫동안 봐오고, 또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한바탕했습니다. "차라리 강물 속에 있으면서 서로를 잊은 것이 낫"겠지만 "슬프게도 우리는 서로를 잊을 수"는 없으니까 말입니다. 어찌나 늘 그렇게 찌질한지. 어찌되었건 자신의 '바닥'을 보는 것은 그리 기분 좋은 일이 아닙니다. 강물 속에서는 보여주지 않아도 되는 바닥을, 수레바퀴 자국에서는 안타깝게도 보여주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흙탕에서 서로를 괴롭게 하면서도  "입에 침을 묻혀주며 습기를 나누"는 것이 '붕어'들인가 봅니다. 오늘 하루도, 그래도 잘 마쳤네요. 사람, 아니 붕어들에게는 늘 잊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고 위로해봅니다. 정말 '구구절절'한 제 사연이 되었군요. 오늘도 내일도 저는 파닥파닥, 잘 살아갈겝니다.  
            

'구구절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ㅋㅔ로용의 구구절절-*  (3) 2010.10.03
써린유자의 구구절절 - "아큐정전"의 내력 中에서...  (2) 2010.10.03
갓파쿠의 늦은 구구절절 ㅠ  (3) 2010.10.02
구구절절  (4) 2010.10.01
NEW 카테고리 탄생!  (3) 2010.09.28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구구절절2010. 9. 28. 22:12

요기다 각자 뽑은 참신한 구절을 올려주세요!
루쉰이어두 되고 아니어도 된답니다.
그러나 이번주는 루쉰에서!!
그리고 구절과 함께 각자의 생각도 곁들여 주면 되옵니다.
이것이 '올레~'를 외쳐야 하는 상황이라면 좋으련만................. 하하하하하하
-_-? 
그래요 저 감기라 약간 맛이 갔어요.

쨌든, 각자 맡은 요일 잊지 마시고 꼬박꼬박 올려주3.
우리가 능동적 인간이 되길 바라며.


 

'구구절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ㅋㅔ로용의 구구절절-*  (3) 2010.10.03
써린유자의 구구절절 - "아큐정전"의 내력 中에서...  (2) 2010.10.03
갓파쿠의 늦은 구구절절 ㅠ  (3) 2010.10.02
구구절절  (4) 2010.10.01
니몽의 구구절절1  (4) 2010.09.30
Posted by masou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