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솔을 여섯 번이나 갈고 난 후에야 쥐는 이미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물에 떴다 가라앉았다 하면서 때때로 물 위로 떠오
르려고 조금씩 허위적거리는 것이었다. 미간척은 다시 매우 불쌍한 느낌이 들었다. 곧 갈대를 꺾어 간신히 쥐를 집어올려 땅바닥에
놓았다. 처음에는 꼼짝도 하지 않던 쥐가, 얼마 후에는 겨우 조금 숨을 쉬었다. 다시 한참 지나서는 네 다리를 움직이고 몸을 뒤집더
니 마치 일어나서 도망가려 하는 것 같았다. 이것이 미간척을 깜짝 놀라게 하여 저도 모르게 왼발을 들어 꽉 밟아버렸다. 찍 하는 외
마디 소리가 들렸다. 그가 몸을 구부리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입가에 붉은 피가 조금 나와 있었는데 아마 죽어버린 모양이었다.
그는 또 매우 불쌍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자기가 큰 나쁜 짓을 한 것 같아 마음이 매우 괴로웠다. 그는 쭈그리고 앉아서 멍하니
바라보며 일어나지 않았다.
"척아, 너 무얼하고 있니?" 어느 새 잠에서 깬 어머니가 침상에서 물었다.
"쥐가……."
그는 황망히 일어나 몸을 돌리고 한 마디 대답할 뿐이었다.
"그래. 쥐 때문에 그러는 건 안다. 그런데 너는 무얼하고 있는 거냐? 죽이는 거냐, 그렇지 않으면 살려주는 거냐?"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관솔은 다 타버렸다. 그는 묵묵히 어둠 속에서 있었다. 점차 달빛이 밝게 보였다.
이 어머니께서 요구하시는 극단적인 단호함은 필시 루쉰의 목소리였을 것이라 장담한다.
'잔재가 없는 쌈박한 복수!' (영화 광고 카피로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결국 복수하는 자의 입장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방도는 오로지 '단호함' 뿐이 아니겠는가.
그것은 상대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자신에 대해서도 무자비함을 의미한다.
복수를 위해 자신의 전 존재를 다 던지는 사람의 이야기는 여태까지 많이 만들어져 왔는데,
나는 그들 스스로에게 던지는 이런 질문을 더 부각시키는 이야기가 나왔으면 한다.
"나는 나를 죽이는 거냐, 그렇지 않으면 살려주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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