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절절'에 해당되는 글 22건

  1. 2011.08.26 요즘 3
  2. 2011.05.24 칼과 칸나꽃 *
  3. 2011.04.14 낭송하고픈 詩 4
  4. 2011.03.15 오랜만에 다시 구구절절 2
  5. 2010.12.22 니몽의 구구절절6-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농담 1
구구절절2011. 8. 26. 09:13


삼일전인가 사일전인가..
쌀사러 양재곡물도매상가다가 강남사거리쪽에서 자전거사고났어요.
이틀간 낑낑대고 누워있다가 어제부텀 인나서 걷고 그랬음^^
오늘 아침에 병원갔다가 전주가려고 준비중입니다/

넘어졌을때 차들이 빵빵거리는 순간 정신이 아찔했는데 지나가던 사람이 끌어내줘서
자전거는 거기쯤 세워놓고 버스타고 돌아왔지요.
몸좀 쉬라는 신호같기도 하고..해서 암튼 잘쉬었어요.
정신딴데두고 걷다가 신기한 세계에 다녀오기도 하고 약속 빵꾸내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이제 쫌 머리가 맑아진 기분이랄까요.

누워서 이청준 소설읽다가 녹색평론읽다가 자다가 그랬는데
요즘 자주 마주하는 단어가 있어서 구구절절해봅니다 오랜만에.


1
이 소설은 사람의 편에서 나름대로 그것을 생각하고 사람의 이름으로 그 의문을 되새겨본 기록이다. 사람은 자기 존엄성이 지켜질 때 한 우주의 주인일 수 있고 우주 자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주체적 존엄성이 짓밟힐 때 한 갓 벌레처럼 무력하고 하찮은 존재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은 그 절대자 앞에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벌레이야기> 서에서 이청준

2
지식인이란 간단히 말하면 보편적인 인간가치에 충성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녹색평론- 지식인과 자유의 실천>에서 김종철

3
그러나 나는 인간적인 관심에서 결코 떠나 있을 수 없다. 우리 내외에게는 여덟명의 손자들이 있는데 그 아이들이 자기들에게 미래가 있는 세상에서 자라는 것을 보고 싶다. <가이아를 위하여>에서 제임스러브로크


첫 번째꺼는 영화 <밀양>의 원작소설의 서문입니다. 우연히 유괴범관련 뉴스를 접하고 저런 마음에서 이야기로 기록을 남기셨다고 하네요..........

아 무슨말을 더 써야하는데 일단 여기까지 쓸게요.
오전에 일들이 있는데 도서관책연장하려고 컴터 켰다가...주저리주저리..ㅜㅜ
그럼 나중에..




(아림이가 내 컴에 옮겨주고 간 나무속에 들어간 지현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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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잔잔
구구절절2011. 5. 24. 16:41












칼과   칸나꽃


최 정 례


너는 칼자루를 쥐었고
그래 나는 재빨리 목을 들이민다
칼자루를 쥔 것은 내가 아닌 너이므로
휘두르는 칼날을 바라봐야 하는 것은 네가 아닌 나이므로

너와 나 이야기의 끝장에 마침
막 지고 있는 칸나꽃이 있다

칸나꽃이 칸나꽃임을 이기기 위해
칸나 꽃으로 지고 있다



문을 걸어 잠그고
슬퍼하자 실컷
첫날은 슬프고
둘째 날도 슬프고
셋째 날 또한 슬플테지만
슬픔의 첫째날이 슬픔의 둘째 날에게 가 무너지고
슬픔의 둘째날이 슬픔의 셋째 날에게 가 무너지고
슬픔의 셋째 날이 다시 쓰러지는 걸
슬픔의 넷째 날이 되어 바라보자



상갓집의 국숫발은 불어터지고
화투장의 사슴은 뛴다
울던 사랑은 통곡을 멈추고
국숫발을 빤다

오래가지 못하는 슬픔을 위하여
끝까지 쓰러지자
슬픔이 칸나꽃에게로 가
무너지는걸 바라보자





최정례 시인의 시집 『레바논 감정』에 실려있는 '칼과 칸나꽃'이에요.
동명의 표제작 '레바논 감정'과 이 시 두 개를 놓고 어느 것을 올릴까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난 레바논 감정이 뭔지를 알아도 지나간 옛 사랑이 없으니;;
제대로 슬퍼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칸나꽃이 칸나꽃임을 이기기 위해
 칸나 꽃으로 지고있다."

알듯, 모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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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ourney.
구구절절2011. 4. 14. 15:28
지난 일요일에는 반가운 손님들이 원주에 찾아왔습니다.
다큐감독 용택군과 혜원언니, 혜원언니 친구 낙타 분까지요.

맛있는 것도 먹고 박경리 토지문학관도 구경하고 제 자취방과 학교까지 돌아댕겼더랬죠.
마지막 헤어지기전에는 막걸리도 마셨습니다. 호호.

다큐를 찍는다고 해서 내심 부끄럽고 긴장되었지만, 막상 사람들만나니 원주나들이 하듯 편했습니다.
다만 지금생각해보면 인터뷰 때 이 얘기는 꼭 할 걸, 그 얘기는 하지말 걸 아쉬운 생각도 들더라구요. 흑.
앞으로도 백지 멤버들의 시시콜콜한 일상을 카메라에 담을 기회를 자주 만들었으면 좋겄어요. 
다른 멤버들의 다큐는 어떨지 궁금합니다. 

아, 언제 원주에 다들  놀러오세요. 치악산 등반합시다.
이번 토요일 상주 재미나게 놀다오세요. 저는 같이못가는 만큼 열심히 시험공부를 하겠습니다.
 
봄맞이 축제 때 낭송하고 싶은 시 올립니다. 조금 길지만 좋아하는 시여요.
혜원언니 시화그려주세용용.


내 워크맨 속 갠지스

                                                      
김경주


  외로운 날엔 살을 만진다


  내 몸의 내륙을 다 돌아다녀본 음악이 피부 속에 아직
살고 있는지 궁금한 것이다

  열두 살이 되는 밤부터 라디오 속에 푸른 모닥불을 피
운다 아주 사소한 바람에도 음악들은 꺼질 듯 꺼질듯 흔
들리지만 눅눅한 불 빛을 흘리고 있는 낮은 스탠드 아래서
나는 지금 지구의 반대편으로 날아가고 있는 메아리 하나
를 생각한다
  나의 가장 반대편에서 날아오고 있는 영혼이라는 엽서
한 장을 기다린다

  오늘 밤 불가능한 감수성에 대해서 말한 어느 예술가의 
말을 떠올리며 스무 마리의 담배를 사오는 골목에서 나는
이 골목을 서성거리곤 했을 붓다의 찬 눈을 생각했는지
모른다 고향을 기억해낼 수 없어 벽에 기대 떨곤 했을, 붓
다의 속눈썹 하나가 어딘가에 떨어져 있을 것 같다는 
생각만으로 나는 겨우 음악이 된다

  나는 붓다의 수행 중 방랑을 가장 사랑했다 방랑이란
그런 것이다 쭈그려 앉아서 한 생을 떠는 것 사랑으로 가
슴으로 무너지는 날에도 나는 깨어서 골방 속에 떨곤 했
다 이런 생각을 할 때 내 두 눈은 강물 냄새가 난다

  워크맨은 귓속에 몇천 년의 갠지스를 감고 돌리고 창틈
으로 죽은 자들이 강물 속에서 꾸고 있는 꿈 냄새가 올라
온다 혹은 그들이 살아서 미처 꾸지 못한 꿈 냄새가 도시
의 창문마다 흘러내리고 있다 그런데 여관의 말뚝에 매인
산양은 왜 밤새 우는 것일까

  외로움이라는 인간의 표정 하나를 배우기 위해 산양은 
그토록 많은 별자리를 기억하고 있는지 모른다 바바게스
트 하우스 창턱에 걸터앉은 젊은 붓다가 비린 손가락을
물고 검은 물 안을 내려다보는 밤, 내 몸의 이역(異域)들
은 울음들이었다고 쓰고 싶어지는 생이 있다 눈물은 눈
속에서 가늘게 떨고 있는 한 점 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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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구구절절2011. 3. 15. 00:23


연인과 작별하고, 친구와 헤어지고, 세상과 인연을 끊고 고독하게 살아가는 니체에게 새로 나타난 친구는 '차라투스트라'였다. 디오니소스의 아들인 차라투스트라는 자신의 이상을 대변하는 선지자이자 니체 자신이었다. <니체평전>,198p 강대석


책을 읽고 젊은 날의 니체에 관한 인상은 요정도 남았다.


프리드리히 니체 )1844.10.15 독일 뢰켄-1900.8.25(
헌책방서 우연히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1819)>를 발견하고 쇼펜하우어에게 푹빠짐
독일문화 혁신을 외치는 바그너, 쇼펜하우어 철학을 잘 이해하는 바그너에게 푹빠짐
문헌학전공
24살때 스위스바젤대학의 교수가 됨
시와 음악, 문학을 좋아했고 피아노즉흥연주도 뛰어났음
"어떤 이유들(궁금하면 물어봐)"로 바그너, 쇼펜하우어와 헤어짐


니체는 후원자 마이젠부크로부터 소개받은 아름다운 여인 루 살로메를 좋아하게 된다.
진리탐구에 남은 생을 바칠 각오가 되어있는 그녀의 당찬 모습에서 였을까.
루 살로메는 니체 밑에서 열공하지만 니체의 구혼엔 정중히 거절한다.
그러나
루 살로메를 만나기 이전부터 친하게 지냈던 4살연하의 심리학공부 중인 유태인 파울 레와 루 살로메가
사랑을 싹틔우는 게 아니냐. 파울 레 역시 니체 밑에서 열공하던 중이었다.
더 소상한 세 사람의 관계문제들이 있지만 그건 차치하더라도
어쨌든
적잖은 충격이었을터.

그리고 고독..

아니 그런데 실은, 어렸을때부터 니체는 고독했다고 한다, <니체평전>설명에 의하면.

문득 "고독"이 궁금해졌다.
고딩때 밤마다 듣던 한 라디오 프로그램의 한 꼭지 제목이 "고도옥이 모옴부림 칠 때에~"였다.
내 기억에...거기 올라온 사연들을 들으며 난 무쟈게 웃어제낀거 같은데...힝


구구절절이니까^^ 마구 점점프!

현빈-송혜교 결별뉴스를 접하고 그사세.를 다시보고있다.
독백엄청많았던 그 드라마.
그저께 본 장면에서 현빈이 아니 지오선배가 이런 독백을 흘렸다.

지나간 사랑에 대한 반성을 하고 난 뒤, 그리고 나서는 나를 좀 내버려둘일이다.
그게 아무리 지루하고, 못나고, 고독하더라도 참고 견딜일이다.
그게 지나간 사랑에 대한, 그리고 새로 올 사랑에 대한 예의다.

(내 기억속의 편집작업이 이뤄졌을지도..하ㅏㅎ)

10년간 만났다 헤어졌다 반복한 연인의 배신으로 마침내 이별했다.
지오선배 흑.


아 정말 구구절절하네요.
저 요즘 이래..요
핸드폰 마구 내버려두고 그랬어요 그러면 좀 고독해지나해서..
그리고선...니체와 지오선배라니

그런데 진짜, 고독이 뭐야
휴.


아..이 얘길 하려던 게 아닌데.. 흠흠.
우리 투에니곰 담주 책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잖아요.
차라투스트라, 그러니까 자신의 이상을 친구로 삼은 니체가 어떤 얘기들을 들려줄지
재밌게 봐보자구.
난 책세상에서 나온거 빌렸어요. 고럼 안녕.


※덧붙임
<니체평전> 인용구절에서 짜라투스트라가 '디오니소스의 아들'이라는 얘기는
고병권쌤의 <니체, 천개의 눈 천개의 길> 41쪽을 보면 좀 해소되는 거 같아요.

"차라투스트라의 여정을 거쳐 니체가 디오니소스의 참된 의미를 발견했을 때, 디오니소스는 차이에 대해 괴로워하지 않는 신이 되어있었다. 괴로워하기는커녕 차이가 만들어내는 다수성을 즐기고 있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차이들은 고통의 대상이 아니라 즐거움을 주는 놀이의 대상이었다. 변증법적 운동을 빌지 않아도 디오니소스는 개별성의 한계를 쉽게 넘어설 수 있었다. 그는 여기서 저기로 뛰어다니고 춤추는 존재였다. 파괴와 혼돈으로 보였던 것은 사실 그의 "높이뛰기와 넓이 뛰기", "훌륭한 무용수"로서 추는 춤이었다."

그니까..차라투스트라를 만나기전까진
갈기갈기찢어진 디오니소스의 시체를 결합하는 주신제에 대해서 디오니소스의 파괴, 혼돈과 아폴로의 질서, 통일이 결합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니체는 생각했었는데, 차라투스트라를 만난 이후로는 그런 생각이 깨지게 된다는 거에요. 제가 이해한바론. 엄청멋지죠잉 괜히 설레요 나도 짜라투스트라만나고 싶어요.

열공하고 봅시다. 진짜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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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잔잔
구구절절2010. 12. 22. 22:34

윤미의 구구절절을 보고 자극을 받아서 오랜만에 니몽의 구구절절을 올립니다.

곧 크리스마스, 그리고 투애니곰 엠티
연말임을 이제야 좀 실감하게되네요. 실감하고 싶지않지만 말이죠. 한 살 한 살, 나이만 처묵처묵이라니.
한 해가 빠르게 지나가고 있네요.  
그래서, 이번 구구절절은 연말분위기의 구절을 뽑아보았습니다.(연말분위기라는 것은 철저한 제 주관입니다만)
싸이다이어리를 끄적거리다가 이 구절을 구구절절에도 올리면 좋을 것 같아서 말이죠.(재탕하려는 못된 의도는 아니입니다아)


자, 이제 나는 살아서 서른네 살이 됐고 그 나무는 육백 살이 넘었다. 육백 살을 산다는 것은 과연 어떤 기분일까?
이제쯤이면 지하철에서 내가 그녀에게 아는 척을 한 것이 잘한 일인지 잘못한 일인지 그 나무는 이해할 수 있을까?
그녀나 나나 이제는 삶의 행로가 하나의 거대한 농담일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여전히 그런 농담은 하나도 재미가 없으며 마음이 아프기만하다. 우리는 그런 도 농담이냐고 쏘아붙이기도 하고 이게 웃긴 얘기가 아니냐고 항변하기도 한다. 삶을 이해하기에 서른네 살이라는 나이는 아직도 부족하다.

-김연수,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농담

아직 서른네 살이 되어버지 못한 관계로, 육백년을 살아보지 못한 관계로,
"삶의 행로가 하나의 거대한 농담"이라는 생각을 실감하여 해본적은 없네요.

그러나 어찌되었건 삶이라는 것이 거대한 농담이라면,
저는 재미없고 마음 아픈 농담보다는 재미있고 즐거운 농담이 좋습니다.
그래서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쉽게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농담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대되는 주문진의 밤도 즐거운 농담이 만발하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호호호
 
모두 메리크리스마스, 곧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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