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 작업실2011. 2. 21. 01:19
 
                                                                



  이번 주부터 공지 돌려쓰기가 실행되었습니다
  그 첫 타자는 제가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곧 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주 연극 모임은 네 명이서 조촐하게 했어요
  아림 용택 윤미 지현  
  혜원 누나는 제주도에 갔고
  선은 누나는 동아리 일이 있어서 못왔습니다 
  지훈 형은 카페에서 공연 준비가 있어서 못왔어요
  그래서 우리끼리 진술서를 읽고 대본을 읽으며 회의를 했습니다
  일단 경과를 간략하게 보고하지요

  <연애의 비극>

  저번 주에 회의한 내용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다만 비구니 장면에서 우어멈 장면으로 넘어가는 부분에서
  '아큐가 비구니를 만진 일로 여자에 관심을 가지고 되었고, 그 때문에 우어멈까지 희롱하게 되었다'
  고 하는 연결 고리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가 여전히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일단 만들어놓은 해결책은 이렇습니다
  비구니 장면이 끝날 때 아큐가 비구니를 만졌던 손을 맨지작 맨지작 거립니다
  그리고 우어멈 장면이 시작될 때도 아큐가 손을 맨지작 거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두 장면에 걸쳐서 계속해서 아큐가 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두 장면 사이의 연관관계를 관객들에게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손을 매만지는 제스처를 반대했지만은
  이렇게 연이어서 넣으니까 효과가 괜찮은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논란의 '서약서' 부분이 남아있습니다.
  짜오 나으리가 지보를 통해 아큐가 지켜야 할 다섯 가지 조항을 서약서로 전달하는 내용...
  저는 이 서약서가 반드시 언급되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대체로는 이 서약서 자체가 임팩트를 가지고 있어서 넣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근데 문제는 역시 어느 타이밍에 어떻게 넣느냐는 것인데...
  일단은 넣는다고 하면 또 하나의 독립적인 장면으로 넣도록 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조율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주에 이 서약서 장면의 진술서도 모두 써오도록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이따가 숙제 이야기하면서 할게요


  <생계 문제>

  이 부분은 두 가지 장면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일단 기승전결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 : 아큐가 술집에서 일거리를 찾지만 사람들에게 거절당한다.
  승 : 아큐가 소디를 만나 화를 내자 소디는 자신을 벌레라고 한다.
  전 : 아큐와 소디가 머리채를 잡고 한참 끙끙댄다.
  결 : 구경꾼들이 지루해서 떠나고 아큐와 소디는 서로 욕하며 헤어진다.

  기 : 아큐가 정수암 앞을 터덜터덜 걸어가다가 불상 앞에 놓인 쌀그릇을 보고 집어먹으려 한다.
  승 : 비구니가 나타나 아큐를 보고 경종을 울린다.
  전 : 아큐가 도망쳐서 숨고 지보가 나타나 비구니와 함께 쫓아간다.
  결 : 아큐가 생쌀을 씹으며 성으로 가겠다고 다짐한다.

  원작의 내용과 다른 부분들이 몇몇 보일텐데요..
  설명을 좀 해보겠습니다
  일단 첫번째 장면의 '기'가 잘 이해가지 않을 것 같으니
  제가 쓴 진술서의 일부를 예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낮 12시 경, 술집 앞. 사람들이 술판을 벌여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다가 아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아
큐 놈이 그 일 이후로 완전히 빈털터리가 됐다며?" "그럴 수 밖에. 그런 놈한테 일거리를 주는 사람이 누가 있나." 그 때 아큐
가 나타난다. 이야기를 그만 두고 다시 술을 마시는 사람들. 아큐가 그들에게 슬금슬금 다가간다. 그리고 한 사람에게 묻는
다. "요새 일손 필요 없어?" "필요 없어." "내가 보니까 저 쪽에 있는 밭은 아직 시작도 안한 것 같던데." "그건 이미 일감 줬
어." 아큐가 당황해한다. "누굴 줬어?" "소디한테 줬어." "소디?" 그러자 옆에 있던 사람도 말한다. "요즘 웬만한 일거리는 소
디한테 돌아가. 일을 잘하잖아." 아큐는 화가 나서 소디 욕을 진탕 늘어놓고는 그 자리를 떠나려 한다. 그 때 저편에서부터 걸
어오는 소디.

 
요런 식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아큐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게 다 소디한테 돌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반드시 해줘야 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런 식으로 처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다음에 두번째 장면 '기'를 보면 쌀그릇이 등장합니다.
  무는 어디가고 왠 쌀그릇?
  이 쌀그릇이란 제사 때 향을 꽂아두기 위해 생쌀을 담아서 마련한 그릇을 말합니다
  굳이 이걸로 바꾸게 된 이유를 말하자면...
  일단 '무밭'이라는 걸 표현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무가 심어져 있는 걸 도무지 표현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게다가 무가 몇개가 필요한지...
  그렇다고 뽑혀져서 나뒹구는 무를 주워먹는 것으로 하자니 비구니가 그걸 가지고 호들갑을 떠는게 이상합니다
  이런 이유들로... 처음에는 불상 앞에 놓은 잿밥으로 하려고 했는데
  뭔가 생존의 와일드함(?)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서 생쌀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승'의 경종은 무엇이냐...
  원래는 검정개가 나타나서 짖는 바람에 아큐가 달아나게 됩니다
  그렇지만 이 검정개는 무보다도 더욱 더 표현하기가 곤란합니다
  사람이 나타나서 개 시늉을 하는건 연극을 우습게 만들어 버립니다
  진짜 검정개를 쓰자니 훈련을 시키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비구니가 "도둑이야! 도둑!"을 외치며 경종을 울리는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러면 아큐는 얼른 달아나게 됩니다.

  '전'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지보는 좀 뜬금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쓴 진술서의 일부를 인용하자면 이런 식입니다

  "도둑이야! 도둑!" 비구니가 소리치면서 경종을 마구 울린다. 아큐가 허겁지겁 달아난다. 잠시 후 지보가 나타나고 아큐는 적당한 곳
에 숨어버린다. 지보가 묻는다. "도둑이 어디 있습니까?" 비구니가 아큐가 사라진 쪽을 가리키며 말한다. "저쪽으로 달아났어요!" 그리
고는 함께 뒤쫓는 두 사람. 아큐는 상황을 살펴보다가 두 사람이 사라지자 다시 슬그머니 기어나온다. 
  
   그리고 아큐는 생쌀을 씹으며 성으로 갈것을 다짐하게 됩니다.


   <그 후의 이야기들>
  
    이제부터 아큐가 성에서 돌아와 혁명당임을 자처하는 이야기가 진행될 차례입니다.  
    근데 이전에 선정해 놓은 장면들을 다시 보니 지금의 분위기와는 맞지 않는 부분도 있고
    너무 많은 것을 생략하고 대충대충 넘어가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큐의 중흥사'와 '혁명' 부분은 아예 장면 선정을 다시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큐정전 소설로 치면 6장 ~ 8장의 내용입니다
    다음 시간에 이 부분에 해당하는 내용을 누락 없이 요약해 오기로 합니다
    사건 위주로....


    <숙제>

    그리하야 다음 주에 해올 숙제는

    1.'서약서' 장면 진술서
       -좀 애매할 수도 있는데, 핵심은 '아큐가 서약서에 쓰여진 다섯가지 조항을 전달받는다'고 하는 점입니다.
         그 장면이 어떤 식으로 구성될지는 각자 알아서 생각해가지고 진술서를 써보기로 합니다.
         반드시 소설에 나온 장면 그대로 진술서를 쓸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2.<생계 문제> 대본
       -생계 문제의 내용을 대본으로 써옵니다
         기승전결에 있는 내용들만 지켜주면 될 것 같습니다

    3.아큐정전 6장 ~ 8장 요약
      -사건 위주로 6장 ~ 8장의 내용을 가감없이 요약해 옵니다





    그리고 다음 주 부터는 숙제를 안해오면 벌금 만원을 걷기로 결정했습니다
    모임에 불참할 경우엔 그 전날까지 블로그에 숙제를 올려주어야 합니다
    오늘 모임은 좀 처참했습니다
    꼭 사람이 적어서 그런게 아니라 모임에 오지 않은 사람들이 숙제를 올려주지 않기도 했고
    심지어는 참석한 사람들마저 숙제를 해오지 않기도 했습니다
    이제 '연극을 정말로 할 마음이 있느냐'고 물을 때는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만둘 사람들은 그만두었고,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사람들은 당연히 할 마음이 있기 때문에 남아있는거 아닌가요
    남이 써온 글에 대충 묻어가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닐테고
    연극 연습 때의 즐거움과 활기는 좋은데, 극을 구성하는 과정은 골치 아프고 지루해서 싫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닐테고
    왜 이런 식으로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이번 공지 담당을 맡은 김에, 단장을 대신해서 한 마디 해봤습니다
    다음 주에는 제발 이러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아 참
    다음 주 모임 시간은 아직 확실하지가 않아요
    아림 누나 사정에 따라서 토요일이 안 될 수도 있는데....
    아마 시간은 추후에 아림 누나가 문자로 통보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다들 다음 주 주말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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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