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희사2011. 5. 8. 22:23

                                                     (입장이 나의 모든 것을 말할 수는 없지만.....) 

역사라는 것은 무엇일까? 
 역사에 관여할지 안 할지는 각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일까?
 사람아, 아 사람아에서는 역사 - 주로 그의 대의에 말려들어간 삶들이 묘사된다.
 자기가 그 자리에서 어떤 입장을 취하는가, 그것은 역사의 흐름과 같이 결정되는 것이다.
 나라는 사람은 역사의 한 측명, 한 대의를 가지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정파를 둘러싼 시대의 흐름은 끊임 없이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는 것을 요구한다.
 읽으면서 계속해서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은, 그들의 의견이 입장에 꽉 얽매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각자가 자신의 입장을 떠나서는 마음은 털어놓을 수 없다는 느낌.. 
'입장'을 넘어선 만남, 역사 앞에서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 환상인가?
 대학교에서 정당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정치와 시대, 역사는 개인에게 어쩔 수 없이 '입장'을 갖도록 요구한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입장을 취하면서 살아가는가?

 재일조선인이라는 입장.  나는 일본에서 살았을 때 그것을 계속해서 간직해 왔다. 
 한국에서의 생활은 지금까지의 그 입장을 다시 되묻게 하는 기회를 주었다.
 나는 나의 입장에 나의 모든 문제를 싣고 있었구나! 
 깨지고 또 깨지는 나날이었다. 그러나 그 날은 나에게 좀더 나의 마음에 정직하게 살도록 만들어 준 것이었다.
 그래서 안타까웠다.
 혁명에 대한 얘기와 연애에 대한 마음이 얽히면서 
 자기들의 정직한 마음을 얘기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까움을 느끼면서도 한편에서는
 이 1년동안 자신의 '입장'에 대해서 자기에게 계속해서 '보류'하고 있었던 나로서는
 손유에의 선명한 생각에 자극을 받았다. 
 이제 다시 나의 입자을 새롭게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지금까지의 생각을 깨는 것 뿐만 아니라
 나의 입장을 만들어나가는 작업. 그리고 그 입장을 '살아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 역사 앞에서 어떤 사상을 가지고 어떤 입장을 가지고 살아가는가?
 서로 얘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