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잔잔2011. 5. 23. 03:29


2011년 1월 강여사님의 수유리지핫방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길고 길고 춥고 추웠던 작년 겨울

같이 뒹굴던 친구들과 크게 한 번 앓았습니다. 몸도 맘도 참 많이 아팠습니다.

근데 또 멍청한건지 금방 일어납니다. 그게 섣부른 희망이든 정신승리든 말입니다.

그렇게 조금씩 정신을 차리는 척, 인생 별거 있나 앞으론 진득하고 잔잔하게 살아보리라 맘을 먹었더니 옆에 누워 같이 콜록 대던 지현과 아림이 저더러 ‘잔잔’이라고 불리면 좋겠대요.

그래서 잔잔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해방촌게스츠하우스(손님들의 집) 빈집/빈마을’에서 살고 있습니다.

뭐 특별히 가진 것도 없이 들어가 이제는 주인행세 하겠다고 그새를 못 참고 뛰어다니고 있어요. 요즘 그런 나를 보며 잠시 한숨을 쉴 때도 있지만 참 별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무튼 올해는 이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공부하는 빈집(공산당;공부하며산당)’에서 뿌리를 내려 볼 작정입니다. 동네 애들하고도 어울려 이거저거 해볼라고요.
감히 삶의 주제어가 <청소년과 흙>입니다.

이 둘과 같이 어울려 풍월을 읊고 싶습니다. 그런데, 어디서? 라는 질문이 꼬리를 뭅니다.

해서 제가 혹은 친구들과 같이 만들라고요.



서른일곱쯤엔 아마 그곳에서 사람들과 떡볶이도 먹고, 잔과 잔을 부딪쳐가며 풍월을 읊고 있을 겁니다.




이런 표정으로 말입니다. *^*^*



차근차근 준비해야지요!

그래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엥?
사실 지금 개인별 에세이 코너만들면서 프롤로그같은 거 써보자, 해서 쓰는 중임니다)

횡설수설에 맥락 다 무시하고 멋대로 오리고 이어붙이고 끌어당기고 상상하는 버릇이 있어요. 게다가 고집도 세고. 작년에 함께 하던 사람들에게 자주 듣던 말, 니 세계에서 나와라. 그게 내 머릿속에 있는 거든 맘속에 있는 거든, 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 그리고 사람들에게 멋대로 부여한 이미지, 상像이 있다는 거였습니다. 이러니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맘대로 기대하고 또 실망하고 맘 닫아버리는 것들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또 생각을 제대로 전하지도 못하고, 늘 '그니까 내 말은 그게 아니고오..'

그때의 아픔이었느지 어쨌는지 몰라도
“니가 무슨 말(생각)을 하는건지 모르겠어”라는 측근들의 말은 저를 순식간에 무너뜨리고 맙니다.


그런주제에 또 ‘그래, 원래 말로는 다 안 되는 거지, 암’하면서 언어외의 소통(곰사형님 표현대로 하자면 ‘무형의 지대를 지나는 소통’)에 욕심을 부려요. 참 가관입니다.

<그래서> 사람들하고 어떻게 소통을 하겠다는 거냐!
스스로에게도 몇번이나 물었습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허허
사실 더 솔직히는 <그렇다면> 말이 아니라면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을 할 수 있을까, 를 찾고 싶어요.

 

지만...
네 아무튼 그렇습니다.




그래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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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잔잔